유튜브에서 빛을 보는데 7년이 걸렸습니다
저는 유튜브에서 빛을 보기까지 7년이 걸렸습니다.
이 말부터 솔직하게 꺼내놓는 이유는, 우리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버텨야 비로소 올라가는 순간이 온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남의 성공기를 들을 때는 몇 달 만에 떡상했다는 장면만 보이지만, 막상 내 채널을 키워보면 현실은 늘 그 반대 쪽에 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유튜브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블로그를 1년 넘게 동안 꾸준히 써 봤습니다. 글도 열심히 쓰고, 키워드도 찾아보고, '황금키워드'를 돈주고 사보기도 했죠. 방문자 수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았지만 돈은 안되었고, 어느 순간 그대로 멈춰버렸습니다. 결국 그 블로그는 조용히 문을 닫았습니다. 인스타그램도 1년 넘게 열심히 해 봤습니다. 사진 찍고, 유료 카메라앱으로 필터도 고쳐보고, 캡션 쓰고, 해시태그 달고, 이것저것 시도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팔로워 숫자는 늘 제자리였고,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계속해도 될까. 스마트스토어, 중국사입, 구매대행 유행하는 부업은 다 해봤던 것 같습니다. 모두 실패했죠.
유튜브도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채널 3개를 망쳤거든요. 열심히 찍고 편집해서 올리긴 했지만 방향도 흐릿했고, 나만 재밌는 영상이 많았습니다. 어떤 채널은 몇 편 올리다가 멈췄고, 어떤 채널은 구독자 수가 조금 오르다가 정체기에 빠졌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채널들은 연습이었는데, 그 시기에는 단순한 실패로만 느껴졌습니다. 그치만 그때 실행하며 배웠던 것들이 제 안에서는 서서히 데이터가 쌓이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하면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는지, 어떤 방식이 내게 맞지 않는지 몸으로 배우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전환점은 네 번째 채널에서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는 마음가짐부터 다르게 잡았습니다. 잘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가 아니라, 최소 1년은 주 1회 업로드를 무조건 지키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습니다. 결과는 나중 문제고, 일단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꾸준함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4년 동안 매주 영상 한 편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올렸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아도, 일이 많아도,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와도 업로드 자체를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명절, 크리스마스, 연말, 휴가, 휴일 어떤날도 상관없이 1년간 52개의 콘텐츠를 무조건 올렸습니다.
처음 1년은 조용했습니다. 영상 하나 올리면 조회수 몇십, 많아야 몇백에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두 번째 해가 되면서 조금씩 반응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몇 개의 영상이 추천을 타기 시작했고, 댓글이 늘어났고, 제 채널을 구독해주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세 번째, 네 번째 해로 접어들면서 비로소 빛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체감했습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행운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 온 것들이 어느 순간 연결되면서 기울기가 바뀐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돌아보면 이 4년 동안 달라진 것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저 자신이었습니다. 같은 10분짜리 영상이라도 초반에는 전하고 싶은 말만 잔뜩 넣은 채 혼자 흥분해서 떠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문장은 빼야 덜 지루한지, 어느 지점에서 예시를 넣어야 사람들이 이해하는지, 설명의 순서를 어떻게 바꿔야 끝까지 보게 되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카메라를 바라보는 눈빛과 말하는 속도, 편집을 해야되는 위치까지 모두 몸으로 익힌 공부였습니다. 유튜브가 내 채널의 알고리즘을 선택해줬다라기보다, 같은 행동을 몇 년 동안 반복하는 사이에 제 안에 본질이 쌓여 갔습니다.
우리가 쉽게 빠지는 함정은 요행을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한 번만 제대로 터지면, 한 편만 바이럴되면,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요행이라는 것은 준비 안 된 사람에게 찾아오면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합니다. 어쩌다 한 편이 갑자기 터지면, 그걸 내 실력이라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면 그다음부터는 그 기준에 스스로 눌려 버립니다. 왜 또 안 터지지, 왜 그때만 같지 않지 하면서 방향 감각을 잃기 시작합니다. 실제 실력보다 성과가 먼저 와버리면 마음이 더 흔들립니다.
반대로 매주 한 편씩, 크게 튀지 않더라도 꾸준히 쌓아가는 채널은 다릅니다. 영상 하나하나가 작은 실험이 됩니다. 제목을 조금 바꿔 보고, 썸네일의 단어를 바꾸고, 인트로를 줄여 보고, 설명 방식을 쉽게 바꾸면서 어떤 방식이 더 잘 먹히는지 확인합니다. 실패한 영상도 전부 데이터입니다. 사람들이 왜 클릭하지 않았는지, 어느 지점에서 이탈했는지, 어떤 내용에서 반응이 나왔는지 다음 영상을 위한 재료가 됩니다. 이 과정을 몇 달이 아니라 몇 년 단위로 버텨내면, 내 안에 쌓인 감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유튜브에서 본질은 장비나 편집 기술이 아니라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시청자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어떤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는지, 어느 순간에 웃고, 어느 순간에 답답해하는지 감각이 누적되어야 합니다. 책을 수백권 읽는다고 해서, 강의를 수십개 듣는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직접 실행하고 만들어 올리고, 반응을 보고, 부끄럽더라도 다시 고쳐 올리는 과정을 여러 번 겪으면서 조금씩 몸에 새겨집니다. 그래서 본질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쌓이는 것이죠.
지금 막 유튜브를 시작했거나, 몇 개 올려보다가 멈춘 상태라면 스스로에게 한번 물어보셨으면 합니다. 나는 정말 실패해 볼 만큼 해봤는가. 인생을 바꿀수 있는 유튜브라는 것에 1~2년 정도의 정적을 버텨 볼 의지는 있는가.실패했다고 생각했던 블로그 1년, 인스타그램 1년, 망한 스마트스토어, 세 번의 유튜브 채널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겁니다. 그 모든 시도가 다 연습 경기였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그것들이 결국 필요할 때 꺼내서 쓰게 되더라고요.
요행을 바랄 만큼 나약해지지 마세요. 대신 일정 기간을 정하세요. 앞으로 3년, 적어도 1년 동안은 주 1회 업로드를 어떤 일이 있어도 유지하겠다고 마음먹는 것입니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조회수가 나오든 안 나오든, 그 약속만큼은 지켜 보는 겁니다. 그렇게 1년, 2년, 3년이 쌓이면 감이 잡힐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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